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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United Kingdom/워킹홀리데이

[영국워킹홀리데이] 대망의 출국날 @ 헬싱키를 거쳐 런던으로!

대망의 출국날, 이 날을 위해 일 년을 참아왔다. 오전 11시 15분 비행기였던 난 부모님과 함께 집에서 7시에 집을 나섰다. 28인치 캐리어 두 개와 85리터의 배낭, 그리고 노트북 가방을 쉽게 가지고 다닐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내가 한심해진다. 현지에서 일어난 지금 굉장한 근육통 속에 있다. 어쨋든 어제로 돌아가서, 8시쯤 공항에 도착한 나는 바로 티켓팅을 하였다. 인터넷으로 온라인 체크인을 한 상태여서 줄을 기다리지 않고 빠르게 보딩패스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니 만약 출국일정이 확실하다면, 꼭 온라인 체크인을 하도록 하자.





   



공항으로 마중나와 준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작별인사를 건네고, 이제 탑승구로 향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굉장히 쌩쌩했던 기억이 난다.





해외 출국 비행기가 처음이어서 나만 몰랐는지 모르겠는데, 지하철을 타고 탑승구로 이동하는 게 굉장히 신기했다. 신기해하면 눈치보일까봐 조용히 있었다. 그리고 핀에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내 비행기는 핀란드의 헬싱키를 경유하여 런던으로 향하는 비행기였다. 경유시간 포함 비행시간은 약 15시간 정도인 것 같았다. 좌석은 이코노미 컴포트로 업그레이드 했고, 수하물도 하나 추가해 캐리어 2개를 실을 수 있었다. 내 배낭이 너무 커서 혹시 뭐라 할까 조마조마 했는데, 다행히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비행기 이륙후에 간단한 간식이 나온다. 좌석 밑에는 플러그도 마련되어 있고, 나는 운좋게 옆자리에 아무도 타지 않아 매우 편하게 헬싱키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첫 기내식, 닭고기 파스타와 소고기 어쩌고가 있길래 난 소고기와 밥을 선택했다. 썩 나쁘지 않은 맛이어서 나름 만족스러웠다. 워낙 빵과 크래커를 좋아하다보니 위에 담긴 모닝빵과 크래커에 치즈와 버터를 발라먹는 맛이 쏠쏠했다.



   



세 네 시간 쯤 날아왔을까. 장거리 비행을 너무 만만히 봤다. 더 이상 웃음이 나지 않았다. 피곤에 지친 저 표정과 뒤에 지나가는 여성의 요란한 하품을 보면 장거리비행의 지침을 알 수 있을것이다. 잠을 자고 영화를 보는 건 한계가 있었다. 읽을만한 작은 책을 준비하지 못한게 너무 아쉬웠다.





헬싱키 도착 약 두시간 전, 두 번째 기내식. 한국식 잡채밥과 간식인데, 뭔가 첫번째에 비해 너무 부실한 것 같았다. 그래도 맛은 썩 나쁘지 않았다. (워낙 잘 먹어서...) 특히 저 가나파이는 최근 먹어본 파이들 중에 가장 맛있었던 것 같다.





핀란드 헬싱키 반타 공항에 도착해서 환승을 했다. 환승 시 또 보안 검색을 하는게 굉장히 귀찮았다. 어쨋든 환승 게이트에 앉아있는데 아시아인이 나밖에 없는 것을 보고, 아 진짜 외국에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물씬 들었다.





두어시간을 날아오자 드디어 런던의 모습이 비행기 밑으로 보였다. 이 때 두근대던 내 가슴이 비행기의 높은 고도 때문인지, 런던에 도착했다는 기대감이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공항에 도착해서 이제 입국심사를 할 차례였다. 줄이 꽤 길어서 누가 짐을 가져가지는 않을까 괜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 나는 한 빨간 머리의 검색관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근데 내 비자 타입을 보더니 눈썹을 한 번 위로 올리고는 질문을 시작했다.


지금 살 데가 임시숙소니 장기숙소니?

임시숙소야.

돈을 얼마나 있어?

파운드화로 1500 정도

카드에도 돈 있어?

응 비슷하게 카드에 있어

잘 가고 우체국에서 BRP카드 수령하는 것 잊지마.

응 안녕.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너무 쉽게 끝나 살짝 허무하기까지 했다. 까다롭다고 소문난 영국 입국장에서 YMS는 프리 패스라더니 그 말이 맞는가 보다.







드디어 공항에 도착하고 와이파이를 잡아 겨우 목적지로 향하는 길을 찾을 수 있었다. Heathrow Terminal 2,3 - Green Park 까지 Piccadilly Line으로 이동했고, Green Park에서 Canada Water까지 Jubilee Line을 이용했다. 그 뒤에 Canada Water에서 Honor Oak Park까지 Overground를 탔다. 하루만에 환승을 두번이나 하고 세 종류의 런던 지하철을 이용한 것이다. 런던 지하철에 대해 어느정도 익숙해 진 것 같았다. 가장 신기했던건 Overground에서는 버튼을 눌러야 문이 열린다는거!







Honor Oak Park에서 GPS 신호에만 의지해 20분 정도 걷고, 길을 묻고 물어 20분 정도 헤매다보니 겨우 집을 찾을 수 있었다. 오자마자 씻고 바로 곯아떨어졌다. 자전거로 전국일주를 하던 그 24살의 나보다 더 피곤했던 것 같다. 이제는 두려울 게 없다. 자꾸 부딪히고 배워가며 하루 하루 성장해가는 내가 되어야겠다. 다음은 유심카드를 사야겠지.